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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면. 녹나무의 꼭대기방
[ sound on / 소리를 켜고 들으며 안내를 따라해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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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먼 길을 지나 여기까지 왔네. 축하해.
이제 내가 누구인지 소개해야 할 것 같아.
...
...나는 돌멩이 줍기 클럽을
싫어하는 사람이야.
맞아.
작두콩의 보고서에 언급된 그 사람.
휴대폰 속 지도를 보고 길을 찾으려다가…
돌멩이 줍기 클럽 때문에
엉망이 된 지도를 보고 화를 냈던 사람.
어쩔 수 없이
지도를 보지 않고
길을 나서야 했던 사람.
그리고 한참 후에야,
빛과 물과 흙과 냄새와 소리와
온갖 금지와 혐오와 평화가
거기에 있었음을
깨달은 사람.
그것을 알아버린 사람들은
다시 돌멩이 줍기 클럽의 멤버가
되길 원했다고 했잖아.
맞아
그게 나야.
지도 말이야.
너는 지도를 따르기도 하고 거스르기도 하면서
어떤 공간들을 통과하고,
어떤 지점들을 거쳐 여기까지 왔잖아.
네 몸의 공간에도 이런 지도를 그릴 수 있을까?
나는 몸에 지도를 그려.
숨어있고 가려져있는 공간들을
하나 하나 찾고
지점 지점 풍선을 하나씩
매달아보곤 해.
이번에는
너의 몸으로부터 시작할거야.
어때 네 몸의 지도가
조금은 선명하게 그려지니?
네가 느끼는 몸과
네가 그리는 네 몸의 지도는
서로 같은 것일까?
반가웠어.
내 이름은 장지 버섯이야
녹나무의 친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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