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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8. 운명감정소
나
(순이의 등을 향해) 어떻게 버텼어요?
순이
인생이 고될 거라고 말하는 점쟁이를 만나면 그걸 막아 달라고 말했어요. 왜 그랬냐고? 막을 수 있다고 믿었던 것 같아. 안된다고 하면 다른 도사를 찾아갔어. 좋다고 말하는 무당이 하나는 있어. 꼭 있어.
('나'를 향해 돌아보며 멈춰선 후)
좋은 소리 해주는 사람을, 끝까지 찾아내. 꼭.
멈춘 곳은 '창경궁로7길 13-1'. 철문이 굳게 닫혀 있다. 고개를 들어 올려다 보면 노란 배경에 빨간 글씨로 '운명감정소'란 간판이 보인다. 창가에 앉은 분신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나
어디로 가시는 거예요?
'나'는 대답을 기다리는 대신, 앞서가는 순이의 뒤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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