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알아? 우리 두 발에는 쉰 두개나 되는 작은 뼈들이 있어. 오른발 스물 여섯 개와 왼발에 스물 여섯 개. 그리 크지 않은 우리 두 발 안에 이렇게나 많은 뼈들이 들어 있다는 걸 떠올리면서 걸어봐. 

혹시 이 작은 뼈들이 서로 조금씩 움직이며 균형을 잡고 있는게 느껴질지도 몰라. 

 

평소처럼 걷기 시작했겠지만, 네 두 발은 그간 무척 바빴어

 

생강은 그걸 탐험하던 선배야.

 

발의 감각이 조금씩 선명하게 느껴지니? 

발바닥이 바닥과 닿는 면을 느껴봐. 

 

한 발 디딜 때마다 발이 바닥과 닿는 부분이 계속 바뀌는게 느껴져? 

한 걸음 앞으로 내딛을 때 네 발의 앞쪽이 바닥에 먼저 닿는지, 뒤쪽이 먼저 닿는지 감각해봐. 

발의 안쪽과 바깥쪽 중에서 어느 쪽에 무게가 더 많이 실리는지도 느껴지니? 네 발은 어느쪽이야, 안쪽? 바깥쪽?

 

이제 잠깐 그 자리에 멈춰 서봐. 

멈춰 선 그대로, 눈을 감고, 너의 몸 전체를 느껴봐. 

네 두 다리와 두 발.

발바닥에 느껴지는 무게

발이 바닥을 누르는 깊이

 

너는 지금 두 발로 이 바닥을, 

이 땅을, 

지구를 접촉하고 있어. 

 

지구를 만지는 느낌이 어때?

 

네가 서 있는 바닥이 어떤 땅이었는지 기억나?

아스팔트 바닥? 보도 블럭이 깔려 있나? 아니면 흙길이나 잔디밭? 네 발 주변에 돌멩이는 얼마나 굴러다닐까? 돌멩이가 없다면, 돌멩이들은 다 어디에 숨어 있을까?

 

이제 천천히… 눈을 떠봐. 

눈을 뜨고 네 눈에 들어오는 존재들을 바라봐. 

 

공원을 구성하고 있는 것들을 보는 거야. 

나무 물 풀 나비 참새 꽃 강아지들 비둘기 흙 돌멩이 바람 햇살 그리고 표지판 하나 하나까지.

 

그렇게 건널목이 나올 때까지

계속 걷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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