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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재난 상황이 낯설지 않은 이들이 내보낸 

분신들의 대리시위

 

2021년 7월 1일 44명의 국회의원 의원실로 피켓 시위대 인형이 담긴 상자를 택배로 보냈다. 

 

이는 코로나로 인해 기존에 전시 예정이었던 시청 앞 서울광장이 통제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거리 게릴라 전시 방법으로 수행되었다. 택배라는 방식은 장소와 장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사용되었다.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신청자를 받아 게릴라 전시를 수행하는 방식 또한 바뀌게 되는데, 이때 그 대상이 ‘국회의원’이다. 국회의원이 시민을 대표하여 국회에서 일하는 ‘대리 시민’이자 동시에 시민의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또한 실제 시위는 국회의사당 철문 앞에서 이뤄지고 대개 거기서 멈출 수밖에 없다. 그만큼 국회 안으로 목소리가 이동하는 과정과 의미에 관한 작업이기도 하다.

국회의원 장혜영 “잘 드러나지 않는 시민의 삶을 상상하게 만드는 대리 시위대

국민의 대표로 국회에 잠시 파견 온 국회의원과 닮기도”

 

프로젝트에 응한 국회의원 장혜영(정의당)은 작은 시위대 인형들의 모습과 자신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하며, 국회에 국민의 대표로 와 있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한 ‘즐탁동시’라는 얘기가 있듯이 변화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안과 밖에서 동시에 쪼아야 한다고 말하며, 국회가 가진 상상력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국회에의 말걸기로 느껴졌다는 생각을 전했다.

 

 

코로나 시대에 부각된 차별의 장면을

구글 스프레드시트 문서 프로그램에 담아내

 

대리 시위의 구호인 “우리는 여기 없지만 어디에나 있다”는 코로나로 인한 거리두기와 비대면의 일상을 전염병 사태 이전부터 살아온 사람들의 상황을 대변한다. 간병인, 환자와 보호자, 영유아의 부모, 장애인, 야간노동자 등은 과거의 정상성 범주에서 볼 때 이미 이동과 접촉에 제한요소가 있었던 이들이다. 이번 작업에서는 주로 노년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이혜령 작가는 “나쁜 마음으로 차별을 행하는 것보다 서로의 언어가 달라 생기는 차이나 각자의 분야를 몰라서 생기는 오해가 차별로 작동하는 것에 착안한 구상이었다”고 말하며, “텍스트와 도표 등 지극히 사무적인 업무를 위해 고안된 문서작성 프로그램을 이용해 일상 속의 말과 목소리, 인상, 감정 따위를 담아내”고자 했다고 작업의 취지를 전했다. 

 

《피켓라인》은 2016년 광화문에서 보여진 촛불이라는 언어, 1912년 메사추세츠에서 내걸었던 빵과 장미에 비유한 구호, 2012년 러시아 바르나울의 시위하는 인형들에서 영감을 얻었다. 2018년 문래창작촌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매년 전시, 퍼포먼스, 워크숍 등 다양한 형식으로 변주되어 왔으며, 향후 출판 형태의 작업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