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만 가게.

삶이 고단하고 일이 잘 풀리지 않고 나 자신을 의심하고 비아냥거리게 될 때마다 마음 속에 작은 가게를 차린다. 

매일 그 가게 안쪽에 있는 작은 책상으로 출근해 이따금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못나고 예민한 지금의 나는 미처 갖지 못한, 둥글고 다정한 친절을 베풀면 좋겠구나. 

막연한 상상이지만, 내가 불안하거나 무기력할 수록 거기에는 뼈대가 생기고 살이 붙었다. 어느 날에는 온기마저 돌았다.

잠이 오지 않는 밤이면 가만히 눈을 감고, 나무로 만든 가구와 희고 붉은 색의 커튼과 꽃나무와 맑은 공기로 가게를 채워 나갔다. 공부가 되지 않는 날에는 연습장 귀퉁이에 그 곳에서 팔 수 있는 작고 얇고 가벼운 것들의 목록을 써내려 갔고, 일을 관두고 통장의 잔고가 걱정될 때는 그 물건들에 값을 매겼다.

그것들은 대부분 아주 저렴했다. 내가 가장 가난했던 시절 비싼 비행기 표로 공수한 베를린의 차가운 겨울 공기에 가장 비싼 값을 매겼다. 


 

studio mit mir

about us

우리는 하고 싶은 말을 물건으로 만듭니다. 

쉬운 말들 사이에서 미처 꺼내지 못한 말을 담아, 작고 얇고 가볍지만 무엇보다 쓸모 있는 물건을 만듭니다. 쓸모와 무관하게 빛나는 것들은 이미 멋지고 아름다운 많은 사람들이 만들어내고 있으니, 우리는 양말, 보조 가방, 편지지, 책갈피와 같이 없으면 아쉽고 곁에 두면 편리한 것들을 만듭니다.

​그렇게 쓸모에 신세를 지며

삶의 곳곳에서 말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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