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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개요

<창의력 학습(상)>은 2021년 11월 서울거리예술축제를 통해 노들섬에서 <창의력 학습>이라는 초연 된 작품이다. 2022년에는 이를 (상)과 (하)로 나누어 선보인다. <창의력학습(상)>은 5월 수원연극축제를 통해 오디오 기반의 관객 참여형 퍼포먼스로 공연된다. <창의력학습(하)>는 8월부터 한 달 간 사전에 모집한 구독자를 대상으로 소설 형태로 온라인 공개된다.

작품 소개

여기 한 사람에 대한 소문이 있다. 그는 창의력 꿈나무로 촉망받기도 하고 창의력의 폐기를 주장하기도 한다. 그는 창의력 학습지의 성실한 구독자이지만 동시에 학습지 회사에 환불을 요구하는 엉뚱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대체 어떤 사람일까? 그를 찾아내고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를 이해할 수 있을까? 


자신의 말보다는 질문이 더 많은 통에 알 수 있는 건 거의 없다. 다만 환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 창의력이 우리 미래에 필요한 능력이라는데, 우리에겐 창의력보다 미래가 없으니까. 그러니까 아무도 '진짜 창의력'을 원한 적이 없다. 애초에 그런 것 자체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창의력학습》은 언제나 새로운 것에 대한 갈증을 토로하며 창의력만이 살 길라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정상적인’ 창의력만을 선택하는 사회적 맥락을 다루는 퍼포먼스이다. 관객은 헤드폰을 쓰고 결코 단 한 사람의 것이 아닌 이야기를 통해 창의력이라는 소문이 가진 허위를 더듬어간다.

작가 노트

정답이 있는 창의력 학습 : 시작은 서점에서 판매하는 창의력학습 이라는 이름의 어린이 대상 교재였다. 나의 딸이 네 살일 때 그걸 골라 들었다. 창의력이란 건 아무래도 좋은 거니까 별 생각 없이 나는 12,000원을 냈다.

한참 후에  펼쳐보니 어딘가 이상했다. 문제를 풀고 답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이거 그냥 문제집인데? 게다가 한 챕터를 마친 후에 나오는 이야기 형식의 퀴즈는 확실히 이상했다. 생각 쑥쑥 이라는 코너였다. 

2주차. 문제. 생각 쑥쑥. 물건을 소중히 다루어요.

 

스케치북, 장난감, 연필은 모두 나에게 소중한 물건이야. 이소중한 물건을 소중하게 다루어야 필요할 때 또 사용할 수 있어. 물건을 소중히 다루는 내 모습은 무엇일까?

  1. 양쪽으로 머리를 묶은 아이가 연필 깎이를 마구 돌려 긴 연필을 짧게 만들고 있다. 그 옆으로는 상자가 옆으로 쓰러져 있고 그 안의 장난감과 연필이 쏟아졌으며 스케치북은 낙서가 되어 찢겨 있다.

  2. 책상 위는 스케치북, 연필꽂이, 연필깎이가 가지런히 놓여 있고 양갈래로 머리를 묶은 아이가 상자 앞에 서서 물건을 담고 있다.

6주차. 생각 쑥쑥. 공공장소에서 예절을 지켜요.

나는 가족과 함께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갑자기 노래가 부르고 싶었어. 나는 식당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1. 큰 소리로 노래를 불러.

  2. 노래를 부르고 싶더라도 참고 집에 돌아와서 노래를 불러.

5주차. 생각 쑦쑥. 감정을 표현해 봐요.

감정은 느끼는 것 만큼이나 잘 표현하는 것이 중요해. 솔직한 마음을 잘 표현하면 믿음도 만들어지고 믿음이 커지면 사이도 좋아지기 때문이야. 은우가 내 장난감을 망가뜨리고 지우가 내 과자를 다 먹어버렸어. 난 어떻게 감정을 표현해야 할까?

  1. 은우에게 버럭 화를 내야해. 회를 내야 기분이 좋아지거든

  2. 화를 내면 내 기분도 안 좋아지니까 지우에게 왜 그랬는지 물어보고 속상한 마음을 말로 표현해.

그저 내가 교재를 잘못 선택한 걸까? 더 좋은 창의력 학습지를 찾아내면 해결되는 문제였을까? 퍼포먼스 속 '그 아이'가 공부한 창의력을 뭐였을까?

그 뒤로 아이들의 물건 ㅡ 교구, 장난감, 옷, 초콜렛 ㅡ 을 홍보하는 광고나 포장지가 거슬렸다. 빠짐없이 창의력 개발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 창의력이란 것은 대체 무엇이고 또 언제 발휘되어야 하는 능력일까? 질문이 늘어나고 답을 못하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그 아이'와의 대화가 만들어졌다.

 

그 과정에서 겨우 찾아낸 것은 답을 찾는 게 애초에 목표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위의 생각 쑥쑥 문제만 봐도 그렇다. 과연 저기에 답이 있는가? 답을 빨리 말하는 사람들이 무언가를 망치는 시절이다. 확실한 정답보다는 오히려 정확한 질문이 필요한 시절이다. 

크레딧

작/연출 이혜령
기획/제작 전기수 손톱
사운드/음악 레이린
오브제/의상 김종임
출연 허소연 백지원 전봄
무대감독 박문정
무대팀 안연주
협력 류보람
사진 김동재

기록 영상 박용호
접근성자문 소플 이유정

www.generalkun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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